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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시인데 연애를 할 수 없는 건에 대하여 주설정
막간 - 오스만이 압도적인 강함을 지닌 이유

본편을 기대하신 분들께 죄송스럽지만, 앞으로의 전개로 고통받으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려 합니다.


일찍이 쓴 설명충스런 글 중에 콘스탄티누스가 상대할 오스만 군주들의 능력치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개중 무라트 2세의 군사적 재능은 주인공을 상회한다는 것도요.


예상하셨다시피, 콘스탄티누스는 다음 챕터에서 복날에 개쳐맞듯 두드려맞습니다.

과정이야 본편에서 나올테니 말할 필요는 없지만 흡사 안티 이고깽 혹은 안티 환생자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쳐맞습니다. 왜 환생자인 콘스탄티누스가 해야할 일을 오스만이 하냐는 질문도 나올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국력 차이 때문입니다.


영지물에서 주인공이 과감하게 신병기를 도입하고 행정을 개편할 수 있는 이유는 일개 영지에 국한된 개혁이란 점과 주인공의 운빨로 영지가 몹시 부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력해진 소수의 군대로 압도적인 물량을 적당한 심리전과 섞어 극복해내는 것이지요. 여기에 유능한 인재들도 많습니다.


보시고 느끼셨을 분도 있으실 겁니다.

영지물의 주인공이 승승장구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 하나도 콘스탄티누스에게 없다는 사실을요.

콘스탄티누스가 다스리는 남부 그리스는 일개 영지라 하기엔 조금 큰 편이고, 단순한 땅덩어리라 치기엔 천년제국의 마지막 여력이 모인 반격의 중심입니다. 실속은 적은데 쓸데없이 명성으로 인한 덩치만 크다 볼 수 있겠죠.

나름 부유하지만, 상대에 비해선 부유한 것도 아닙니다. 적지 않은 부가 베네치아로 유출되고 있는데다 상대방은 발칸 전체를 집어삼킨 오스만이니까요.

인재풀도 괜찮다 싶지만, 정작 중요한 군사적 재능을 지닌 인재는 전무합니다. 유로파로 치자면 지금 군사전통이 한없이 0에 수렴한다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콘스탄티누스는 환생자 혹은 미래인으로서 지닌 이점을 하나도 못 살리고 있습니다. 혼자 과감히 진행하려면 황제가 되야 하는데, 정작 황제의 자리에만 집중하면 당장 지켜낸 중남부 그리스가 통째로 박살납니다. 게다가 재정도 당장의 군대를 기르는데 몽땅 쏟아붓고 있죠.

가장 위협적이라 할 수 있는 제위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인 형제들간의 사이가 나쁜 이유도 콘스탄티누스가 관계 개선에 나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콘스탄티누스가 환생자의 이점을 살려 해낸 일은 바로 어려서부터 펠로폰네소스 반도 장악에 앞장섰다는 겁니다. 거의 유일하게 영지물의 클리셰를 살린 점이죠. 그리고 남녀에 대한 유연한 가치관으로 여자 인재들을 흔쾌히 등용했다는 점입니다.

당장 변태 지휘관인 이바니아와 첩보관 비스무리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소피야가 그 예입니다.



이럴거면 왜 미연시 장르라고 우기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제가 강태공이 된 느낌이긴 하지만(...) 이 소설은 엄연히 해피엔딩 + 하렘엔딩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콘스탄티누스에게 닥쳐오는 시련들은 히로인을 얻기 위한 시련이고요. 원래 라노베에서 히로인 얻기 전에 한바탕 투닥거리잖아요. 그겁니다.

시련이 이토록 가혹한 이유는 콘스탄티누스가 지닌 매력 때문입니다. 사람을 매혹시키는 매력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콘스탄티누스가 지닌 매력은 '신념'입니다.


본래 역사대로 제국은 스러질 운명이 맞습니다.

세상은 천년동안 군림한 자보다 새로이 군림할 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운명에 보잘것 없어보이는 한 사람이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고 외쳐대며 사람들을 이끌기 시작합니다.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 패배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결코 결정적인 실수를 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본인 또한 희망을 말하면서도 근본적인 절망을 품고 있습니다.

적은 그만큼 강대하고, 아군은 그만큼 약해져 있으니까요.

콘스탄티누스의 머릿속엔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설령 우리가 이 운명을 극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연한 일이다. 적은 저토록 강대했으니까. 희망을 말하는 사람이 품기엔 너무 패배주의적인 생각이죠.

허나 이 차이에 지레 겁먹고 굴복한다면 그 땐 천년제국이 악을 써가며 마지막까지 부둥켜안고 있던 긍지마저 사라질 걸 알고 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신민들이 가진 마지막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콘스탄티누스가 원하는 제국의 구원이 존속에만 국한되지 않은 겁니다.

다만 콘스탄티누스 개인적으론 신민들이 긍지를 지키기 위해 죽기보다 평온과 풍요를 누리며 살아있는 쪽을 택하길 바라곤 있습니다. 긍지를 위해 죽는 건 귀족과 황족들로 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작품 내 제국측 인물들에겐 매력적으로 비춰지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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