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나라의 대신 로만은 순간적으로 죽음, 이라는 공포를 느낀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리하게 버려져 날 선 시선과 함께 저를 압박하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살의였다. 손목이 부러지는 것도 잊어 버릴 만큼, 정돈되지 않은 거대한 기세를 받아내니 속이 울렁거리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배짱이 두둑하다 했겠지"
나긋나긋한 투였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분명한 적의. 로만은 침음성을 흘리며 이를 악 물었다. 대체, 뭐냔 말이야! 그 빌어먹을 꼬마 왕자랑 비슷한 또래 주제에 어떻게 이런…!!
"하지만 내 눈에는 건방져. 아니 거슬려."
스윽,
어둠으로 가려졌던 그림자가, 살며시 비춰내리는 달빛으로 인해 인영을 드러내자- 로만은.. 순간적으로 숨을 삼켰다. 그리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빠-악!!
"──끄아악!!"
"짐승보다 못한 주제에, 짐승처럼 울지마."
단호함을 담아 읊은 그 목소리에는 어떠한 자비도 없었기에, 이클립스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 자신의 손등을 발견하고 분노로 점칠된 얼굴을 했던 소년은- 정말이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