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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담동아리
    / 인기작가 : 베스트 지수 100,000이 넘은적이 있는 작가 onlyjamie

    연재편수 go 첫회보기 작품용량 967.54 Kbytes

    최근등록일2019.11.29 03:36| 연재시작일2019.10.20

    조회377,445|추천6,462|선작3,846|평점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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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담동아리 - 가장 익숙한 곳에서 가장 낯선 곳으로
    추천 15/2019.11.25


    0.

    웹소설, 아니 장르문학, 아니 대중문화 불변의 법칙 하나.
    - 당신이 읽으려는(쓰려는) 것은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의 줄타기임을 명심할 것.

    지나치게 낯설다면, 관객들은 당신의 요리를 맛보기도 전에 떠나갈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익숙하다면, 관객들은 당신의 요리를 먹은 뒤에 돌아서자마자 그를 잊어버릴 것이다. 어느 쪽이건 간에 관객들은 두 번 다시 당신의 요리를 먹으러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여기 하나의 타개책이 있다 : 익숙한 맛으로 끌어들여라. 그리고 그 익숙함 속에 그들이 결코 잊지 못할, 그들을 충격으로 사로잡을 낯선 맛을 숨겨두어라. 익숙한 재료와 익숙한 재료일지라도, 서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낯선 맛을 낼 수 있음을 잊지 말라.



    1. 학교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자.

    학교는 기본적으로 지루한 공간이다. 그 지루함은 그 공간의 모든 것이 계획과 예정 속에 있음을 기인한다. 짜여 있는 시간표. 짜여 있는 연간 계획. 나가야 할 진도. 정해진 교과목. 정해진 자리와, 정해진 지위와, 정해진 할 일.
    이것은 감옥, 군대, 공장 등도 마찬가지이다. 허나 인간은 기본적으로 유희의 동물이며, 때문에 그 숨 막히는 계획과 예정 속에서도 어떻게든 비집고 튀어나와 한숨을 돌릴 놀이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모든 것이 명명백백하고 눈에 훤히 보이는 그곳에서,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것 - ‘감춰져 있는 무언가’를 상상하는 것이다. ‘괴담’은 거기서 태어난다. 부정부패에 관한 뒷소문이나 남녀 사이 스캔들의 소문도 ‘괴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왕도는 역시,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목격담 - ‘귀신’ 이야기다.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괴담 한 두 개 정도는 알고 있다. 그것은 가까운 친구들로부터 전해들은 것이기도 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로 접하는 것이기도 하며, 혹은 수업 시간의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갑자기 교실에 살인마가 들인닥친다면 난 어떻게 할까…….”)
    <괴담 동아리>는 바로 이러한 익숙함 속에서 어드밴티지를 얻고 시작한다. 그 어드밴티지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속도다. ‘설명할 필요가 없는’ 지루하고 안정된 공간인 학교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듣거나 상상해봤을’ 익숙한 괴담들을 소재로 삼는다.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천천히 독자로 하여금 익숙해지게 하고, 그 세계의 법칙을 납득시키는 그러한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다짜고짜 폭주하듯 대담하게 밀어붙인다. 어떻게? 개학식에서 전교생의 머리를 폭파시켜버리면서! 그럼에도 독자들은 위화감 없이 자연스레 그에 휘둘린다. 그 광경이 쉽사리 머릿속에 그려지고, 당신은 교문을 향해 달아나는 학생들의 무리 속에 이미 섞여 있다. 이것이 <괴담 동아리>가 시작점에서 얻는 첫 번째 어드밴티지다.

    두 번째는 대비효과다. 학교라는 가장 익숙하고 지루한 일상의 공간이기에, 그 공간이 뒤흔들리고 사건이 벌어지면 그 충격은 배가된다. 가령 <코드기어스>를 보면, 보통의 로봇물에서는 ‘쉬어가는 타임’ - 전투에서 벗어나 평온과 일상을 보내는 학교 공간을 등장인물들이 신분을 숨기고 복심을 살피며 두뇌전을 벌이는 공간으로 재배열한다. 이것은 작품 전체에 걸쳐 ‘쉬는 타임’ 없이 끊임없이 긴장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괴담 동아리>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학교의 일상 속에 어디서 출몰할지 모르는 괴담을 배치하여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가장 평온하고 안전해 보이는 곳에서 사건을 일으켜라 - 이것은 이미 추리소설 작가들이 즐겨 써온 수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괴담동아리>가 시작점에서 얻는 두 번째 어드밴티지다.



    2. 게임

    당신이 아마 잊고 있었을 이야기를 꺼내보자.

    <괴담동아리>에서 초자연적 현상에 맞서는 주인공에게 주어진 무기는 ‘게임’이다. 메시지창, 상태창, 아이템 상점이다. 누군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타성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게임 소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넘처 나는 이세계물에서, 한국의 한물 간 게임 판타지들에서. 하지만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두자. <괴담 동아리>가 활용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다. ‘치트’가 아닌, ‘게임’인 것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꽤 많은 작품들에서 ‘게임적 요소’는 곧 ‘치트’와, 즉 주인공의 먼치킨화와 동의어처럼 다루어졌다. 이런 소설들에서 ‘게임’이라는 요소는 주인공이 이미 그 게임을 한 번 클리어 했기 때문에 앞으로 흘러갈 모든 사건들을 알고 있다는 압도적 어드밴티지로 활용되거나, 상태창 기능을 통해 상대의 심리나 정체, 그 외 방대한 정보들을 쉽사리 알아낼 수 있다는 압도적 어드밴티지로 활용된다. 즉, 이 경우는 ‘게임적 요소’는 오직 주인공에게 ‘전지의 능력’을 부여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모든 것을 알고 있게 하기. 모든 것에 익숙하게 하기. 그리하여 초인으로 만들기.

    그러나 <괴담동아리>에서, 게임은 치트가 아니라 오롯이 게임이다. 그것은 ‘전지’의 능력을 주인공에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괴담에 맞서야 하는 현실과 더불어 또 하나의 알 수 없는 요소로 - ‘무지’로 주인공 앞에 내던져진다. 주인공은 현실에서 괴담들과 맞서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사용법의 ‘게임’을 함께 익혀나가야 한다. (‘발더스 게이트’나 ‘이브’, ‘문명’을 처음 시작할 때 겪는 그 난감함과 그 게임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쏟아부어야 하는 막대한 노력!)
    그리고 그 더딘 과정은 동시에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리하여 한 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게임’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다시 감각하게 한다. 가령, ‘리스폰’. 체크 포인트에서 다시 살아나기. 이것은 우리에게 지극히 익숙한 게임의 요소이지만, 어떻게 재해석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플롯 자체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미 -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증명했으며, <언더테일>과 <두근두근 문예부>가 변주한 것이다.

    조금 멀리 왔으니, <괴담 동아리>로 다시 돌아가자. <괴담 동아리>의 게임은 얼핏 보기에는 일반적인 핸드폰 게임의 요소들을 채용하고 있다 - 그리하여 익숙해 보이지만, 그 익숙해보이던 요소들이 호러 장르와 결합하면서 전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킨다. 특히 리스폰이 그러하다. <괴담동아리>의 리스폰은, 호러 장르를 결박하고 있는 오랜 전통과 규칙들로부터 이 소설의 플롯을 자유롭게 만든다.



    3. 플롯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이야기로 이어가자.

    <괴담동아리>의 플롯이 자유롭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대조군을 하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애니메이션인 <학교괴담>이다.
    <학교괴담>역시 아이들이 주가 되어 학교와 동네의 괴담 속 귀신들을 차례차례 봉인해나가는 이야기인데, 그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규칙이 지켜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 매뉴얼에 따라 퇴마해야 한다. 둘, 일상은 회복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괴담> 여주인공 나해미의 어머니는 퇴마사였으며, 딸인 해미에게 각종 괴담의 귀신들을 물리칠 수 있는 자신의 일지를 남겼다. 해미는 그 일지에 따라 퇴마를 행한다. 그리고 그 일지의 내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 수백 년에 걸쳐 확립되고 조금씩 변주되어 온 호러의 법칙이다. “흡혈귀에게는 십자가를!” 같은 느낌으로. 즉, <학교괴담>에서 퇴마의 방법은 처음부터 주어진다. 주인공 일행은 그 주어진 방법을 ‘실행’하면서 방해를 받는다.
    또한, 이야기가 이어지기 위하여 귀신을 해치우고 일상은 회복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죽음은 신중해야하고, 지나친 살육이나 파괴는 발생해선 안 된다. 즉, 귀신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의 규모는 한정되어 있으며, 귀신들을 해치우는 방법도 결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플롯이 규칙 속에 경직되어 있다는 의미다.

    헌데 <괴담동아리>는, 애초에 퇴마의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애매한 괴담들(다소 마이너하지만, 그만큼 특정 세대집단에게는 더 밀착된)을 소재로 활용하기에,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발명해야 한다. 또한 ‘리스폰 - 다시 시작하기’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막말로 세상을 반쯤 멸망시켜도 별다른 지장이 없다. 다시 말해 플롯의 폭주가 가능하다. 그리하여 특정 에피소드에서는 정통 학교괴담의 분위기로 흘러가다가 또 특정 에피소드에서는 학교괴담에서 시작된 사태가 좀비 아포칼립스에 가까운 사태로 이어지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은 쉽사리 죽어나가고(다시 살아나니까). 이따금씩 비치는 ‘어나더 엔딩’의 세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풍경을 그리기도 하며.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호러랑은 확실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인셉션’의 풍경이 등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호러장르가 채택할 수 없는 플롯과 접속해 파격적인 전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파격적 전개가 가능하다는 것은, 등장인물들은 더욱 극단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흙수저 얀데레, 툭하면 현실을 부정하는 인간 나무위키, 무투파 여고생 양키, 정체불명의 미소녀, 오리지널 스테레오 10duck, 노처녀지만 미인인 빙의체질 여교사……이 캐릭터들은 어떻게 봐도 지나치게 만화적인 조형이다. 만일 어설픈 정통 호러에 이러한 등장인물들을 활용했다면 읽는 이들에게 냉소만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딱 봐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괴담동아리>의 속도감 있고 파격적인 플롯 속에서는, 이런 극단적인 등장인물들도 아주 크게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형의 극단성이 폭주하는 플롯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다음은 또 어떻게 파격적으로 밀고 나갈까 하는 기대감을 심어주기까지 한다.



    결론.

    1. <괴담동아리>는,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 한국적 학교괴담(독자들의 경험적으로는 익숙하나, 대중문화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기에 신선함도 있긴 하다)이라는 익숙한 소재, 거기에 핸드폰 게임이라는 또 익숙한 요소, 더하여 씹덕물에서는 익숙한 캐릭터 조형 등 ‘익숙한 재료’들을 활용하고 있다.

    2. 허나 이들 재료들은 각각 놓고 보면 익숙한 것일지 몰라도 함께 섞이는 경우는 또 많지 않은 재료들이다. <괴담동아리>는 그것들을 과감하게 접속시키고 배치하면서, 그 속에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정확하게 포착하여 ‘낯설고 신선한 방식으로’ 극대화시키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서브컬쳐에 대한 내공과, 그 내공에서 비롯했을 연출력이 그를 뒷받침한다. 다소 빈약해보이는 문장력은 이 장점들에 의해 말끔하게 상쇄되고 있다.

    3. 물론 1의 ‘익숙한 재료’가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게는 - 즉 소설이 다루는 괴담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계층, 씹덕물 자체에 면역력이 없어 어떻게 해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을 납득하기 힘든 계층, 양산형 폰겜과 mmorpg로서의 게임만을 선호하는 계층 등에게는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을 수도 있어 보인다.

    4. 물론 어필이 가능한 계층에게는 2의 장점이 압도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플롯의 가공할만한 스피드와 파괴력, 독창성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읽은 조아라 작품 전부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아주아주 잘 먹었습니다
    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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