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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등록일2019.04.19 00:07| 연재시작일2019.03.04

    조회611,283|추천33,870|선작11,980|평점비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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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주의) 로판계의 낭중지추.
    플레이어1 추천 30/2019.04.14
    조아라 7년차인 남독자 입니다.
    돌이켜보면 소설을 읽게 시작된것도, 장르소설이란 것을 알게된것도 모두 이 조아라에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조아라 내부에서는 수많은 트렌드가 생기고, 또한 바뀌었죠.

    게임물에서 패러디, 패러디에서 퓨전판타지 그리고 퓨전에서 현대판타지까지 거쳐서 마침내 현재 조아라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있는 로맨스판타지까지, 셀 수도 없는 많은 작품들이 조아라와 함께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새삼스레 복기해보는 까닭은 이 글이 제 조아라인생에서 첫 서평이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소설을 읽었는데도 서평이란걸 이제 막 처음 써보는것은 저에게 아이러니하게도 두가지 상반된 감정을 안겨다 줍니다. 이제서야 처음 써보는 서평이라는 황당함, 또 익명성에 기대어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감탄하였는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기만족의 시간을 기대하는 감정. 벌써 40편에 달하는 분량을 연재 하셨지만, 좋은 작품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은 작품을 발견하고, '내가 먼저 알아보았다' 따위와 같은 약간은 저열하며 저급한 기쁨도 저곳이 포함되어 있을 것 입니다.

    이와같은 흥분에 휩싸여 서평을 킨것도 잠시, 한번 읽은 것 가지고는 제가 느낀 감정과 그 부분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문제 이전에,그냥 대충 훑어보고 작가님의 작품을 평가하며 폄하하는 꼴이 될까두려워 난생 처음 조아라에서 한작품을 두번 반복해서 읽기도 했습니다. 하하.

    서론이 다소 긴감이 있지만,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말하고 싶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작가님 정말 글 잘쓰십니다.

    읽으면서 감탄하고 또 동시에 든 생각은

    ‘글이 감성적이다.’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들어야하는 당연한 감정이겠지만, 글을 읽고 이야기를 이해해서 줄거리가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것과, 문장 문장에서 드러나는 작가님의 문체에서 볼 수 있는 표현이 감성적인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고, 또한 이러한 부분이 작가님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며 차별성을 갖고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여자 좋아하는 남자 이기도 하지만, 연모하는 이를 놓치고서야 슬퍼하는 절절한 감정, 사모하는이 옆에서 결코 자신을 속마음을 드러낼수 없으며 뒤에서 그녀 혹은 그와 같이 슬퍼하는 장면들을보며 혼자 핸드폰 안에 작은 글씨들을 바라보며 괜히 새벽 감성에 취해 눈물 깨나 뿌려봤던 로맨스 독자입니다.

    이렇게 로판을 좋아하고 많이 보았다고 자부하는 저이지만, 저는 거의 항상 소설을 읽을때마다 문체 자체가 얄상하다고 느낍니다. 마치 서사시나 역사따위를 가는 여성의 진지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으로 듣는것처럼, 소설속에서 이따금 웅장함속에서의 가벼움, 비장함 속에서의 처연함과 같은 감정을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이같은 특징은 소설을 많이 읽지않아도 알 수 있는게, 로판들은 1~3화 안에 갈등 혹은 사건의 계기를 보여주고 시작하기 때문인데 제가 좋아하는 후회라는 주제로 예를 들자면,

    황자가 나를 살해했는데 회귀했다, 나는 그에대한 미련을 버리고 내 삶을 시작할것이라는 다짐,

    혹은 오해가 빚어져서 배신감이 사무쳐 연인을 떠나는 이야기등이 있죠.

    이 작품은 솔직히 소재로만 보자면 흔하고, 또 예상이 가는 글입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글솜씨가 모든 전제를 뒤집어 버렸습니다. 1화에서는 주인공이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삶을 살고있는 것을 나이를 먹는것을 아주 빠르게, 하지만 세세히 표현함으로써 주체적인 삶이 아닌 흘러가는 삶을 그려내 주셨고, 방관자적인 인물군에서 정신을 깨 주체적 인물이 된다는 것을 줄리엣의 대면후 뺨을 맞는다는 묘사로 표현해낸것 같습니다. 또 2화에서는 단순히 클리프라는 도시를 평면적으로 소개하는것이 아니라 큰 시점- 도시의 설명부터시작해 점점 더 작아지는 묘사를 통해 몰입하게하고 그대로 남주에게 이어지는, 그야말로 빨아들이는 듯한 장면은 소설을 읽을때 보통 이미지를 그리며 읽는다는것을 감안할때 인물뿐만아니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까지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효과를 톡톡히 하는것 같습니다. 마치 연극에서 쓰이는 평면 배경에서 실제 영화와 같은 장소로 역변한것처럼 말이죠.

    인물사이의 감정선 묘사는 또 작가가 얼마나 음흉하신지 보여줍니다.
    14화 마지막은 가짜 결혼에 대해 계약을하고 바뀐생활을 통해 엘루이즈의 심정을 직/간접적으로 묘사를 하는 부분입니다. 보수적인 여인인 엘루이즈가 가짜결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일을 행함으로써 엘과 줄리엣은 이제 미래를 꿈꿀 수 있게됩니다.
    잘했다. 잘했다, 엘루이즈
    이 문장은 짧지만 저에게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엘이 줄리엣에게 갖는 애정과 모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체념 혹은 포기하는듯한 어조는 독자들로 하여금 여운과 안타까운 감정을 몰래 숨겨 전달합니다. 네. 부둥부둥하고싶게 합니다 ㅠ

    15화는 스타우드가 자매의 가족애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루이체의 라비올라 - 줄리엣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엘.
    몇몇 분들은 익숙한 클리셰인 소년/소녀 가장의 서툰 음식, 서툰 보살핌이라는 이 장면을 그냥 넘기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서 저는 작가님의 음흉함에 놀랐습니다. 어린 엘을 떠맡아 최대한 보살피려하는 서툰 루이체, 특별한 아이인 줄리엣을 보살피기 버거워하는 엘. 이 두모습들이 비슷하게 묘사되어 가장인 루이체를 엘에게 투영시키게되어 줄리엣을 더이상 조카로 여겨지지 않게, 독자들 또한 엘과같이 딸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장치인겁니다. 이작가.. 영악합니다. 줄리엣이 조카인걸 반쯤 잊으셨다면 작가님의 마수에 걸려든겁니다.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또한 줄리엣을 보살피기 버거워하는 모습과 고뇌속에서 루이체를 떠올리고, 자기반성과 위안을 찾는 모습은 엘 이라는 인물이 결코 완벽한 인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 효과는 독자분들께서도 다들 아시다시피 인물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묘사되게 하는데 고지식한 마커스의 고모 (하지만 속은 엘을 걱정하는 마음), 뭔가 미워할 수 없는 공작부인, 신사적으로 보였지만 오만하고 무례한 레펜더스경 등 여러 인물들이 한가지 면만 일관되게 노출되는게 아니라 마냥 미워하거나 좋아할수 없게 만듭니다.

    이 작가님의 은근한 묘사들 중에서 제가 제일 맘에 들었던 부분은
    35화 토르말린반지와 36화의 펴지지 않는 미간. 이 두 묘사들이 글속에서 나오는 몇몇 묘사들중에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지나가다가 마주치고 지나칠때 달콤하고, 뒤돌아보면 다시 찾을수 없어 미련이 남는 것처럼.

    이 두 장면은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것이 두 주인공들의 감정들이 변해가는 살랑살랑한 분위기를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마커스가 로건에게 안기는 엘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약간의 묘사후 딱 넘어가는게 너무 좋습니다 이런 요망한 분위기.

    이 외에도 여러 좋은 포인트들이 많지만, 이건 정말 다르다 라고 표현할만한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현재까지 나온 화를 보며 제가 느낀 감정은, 이 글은 뭔가 무겁다. 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여러 소설 사이트중에서도 조아라는 특히 접근이 용이한 편이다보니 누구나가 소설을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요구 자격도 없고 심사도 없지요. 하지만 너무나도 가벼운 글들이 심심치 않게 인기를얻어 노출이되는것을 보다가 이렇게 정말 오랜만에 수작을 발견하게되어 저에게 더욱 인상깊게 다가오게 된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까지는 일반소설을 즐겨보기도 했지만(신, 율리시스무어 좋아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갖고서는 그 매력에 빠져 장르소설에 접하기 전까지는 교과서를 제외하곤 활자와 거리를 둔게 너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 대가리에 좀더 많은 지식이 있다면 무엇이 좋았는지 더 좋은 문장으로 설명할수 있었을 텐데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그냥 제 감상을 일방적으로 들려주고 싶다는 얄팍한 외침에 불과하므로, 제가 이 글에대해 결론짓는 평가가 아님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비판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전합니다.

    이상으로 작가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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