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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라리스 님의 [태양을 지닌 까마귀]
    바다를꿈꾸는별 추천 1/2014.03.07


    1. 이 글은 2012년 5월 27일에 연재를 시작하여 2014년 2월 25일에 완결이 났으며, 공지를 빼면 총 48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중간에 잠수 기간이 무척 기셨습니다.


    2. 주술에 걸려 왕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종친들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대를 이어오는 주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하는 한 왕자의 고군분투, 왕위를 둘러싼 암투와 복수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사랑과 가족의 재회가 주된 내용입니다.

    1편부터 19편까지는 1부로, 왕이자 이복형인 알키온의 주술에서 벗어나려는 주브다일이 주인공입니다. 이 나라의 독특한 전통은, 왕족에게 저주의 주술을 그려 넣어 왕 앞에서는 거짓말을 못하고 왕이 그들의 마음을 다 알 수 있도록 합니다. 주브다일은 그런 저주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그보다 형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긴 충격이 컸을 겁니다.

    그리고 0.5부는, 22편부터 31편까지는 예전에 있었던 아스티에를 둘러싼 주브다일과 알키온의 삼각관계가 그려집니다. 2부는 32편부터 시작되는데, 공주인 티엘라가 생부를 찾아 떠나고 알키온과 주브다일의 마지막 대결이 벌어집니다.


    3. 문장이나 표현력은 참 좋습니다. 1편부터 ‘와-’하고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런 안정적인 문장과 묘사 그리고 서술이라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글의 분위기를 잘 잡으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4. 하지만 진도를 나가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보였습니다. 특히 인물의 성격과 관련되어 여러 가지가 아쉬웠습니다.


    주브다일.

    이 글의 전반적인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그리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합니다. 거의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1부에서 그가 한 일이라고는 성 밖으로 나가 주술사를 데리고 온 게 다입니다. 주술에 얽매여있다고 감안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1부는 배경 설명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서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준조연같았습니다. 그는 여기서 배후인물같이 움직입니다. 사람들을 부추겨서 혼란을 일으킨 다음, 그 와중에 자신의 목적을 이룹니다. 꼭 주인공이 모든 일에 앞장서서 행동하라는 법칙은 없지만, 주브다일은 너무 조용합니다.

    특히 6편에서 친동생인 이나샤스에게 자신의 탈출 계획을 말해주는 장면에서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주술에서 벗어나고 싶다면서요? 이나샤스 역시 그 주술에서 자유로운 몸이 아닌데, 그녀에게 그리 자세하게 말해줘도 되는 겁니까? 만약 알키온이 이나샤스와 대화를 하다보면, 그녀의 마음속을 다 읽고 주브다일의 계획에 대해 알게 될 텐데 말입니다. 조용하고 소심하다 못해 부주의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자기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장면도 종종 보였습니다. 도대체 선왕은 이런 그의 무엇을 보고 후계로 삼으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편에서도 그렇습니다. 왕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후 그가 무엇을 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각오를 갖고 어떤 비전으로 왕이 되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치열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에 둔 여인이 왕이 되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하는, 어린 소년의 치기어린 발언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줏대가 없어 보였지요. 그랬으니 알키온에게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주브다일은 주인공으로의 매력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알키온.

    이 글에서 주브다일의 반대편에 서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뭐랄까요, 확실한 악당도 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광기가 느껴지지도 않은 어중간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이 세상에 태생부터 나쁜 사람은 없고, 다 어쩔 수 없이 그런 길을 가야했다는 설정이셨을까요? 하지만 간혹 알키온에 대한 설명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는 고뇌가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냥 어릴 때부터 권력욕에 불타는 어머니에게서 왕이 되야한다고 세뇌를 받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주부다일에 대한 반감만이 느껴졌을 뿐입니다. 그러면 좀 더 악랄하게 굴어도 괜찮을 텐데 말이지요, 그러지 않았습니다.

    1부에서 이나샤스를 조금만 더 캐물었으면 주브다일의 계획을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이 왕실의 주술이라는 것을 이용한다면 말입니다. 주술에 걸린 종친들은 왕에게 거짓을 고하지 못한다는 이점을 갖고도 그렇게 어이없이 당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부에서 그의 몰락 역시 너무 뜬금없었습니다. 1부에서 주브다일이 부른 주술사 때문에 왕실의 주술이 더 이상 무용지물이 되었다면, 다른 방도를 찾아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귀족 집안과의 결혼도 한 방법이지만, 후계자를 인질을 잡아둔다든지 주술사를 불러 최면이라도 건다든지 등등. 너무 안일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악당의 기본은 끝없이 주인공과 사람들을 괴롭힐 방법을 찾아내는 근면 성실인데 말이지요! 게다가 2부에서 왕궁 밖으로 처음 나온 티엘라가 한 달도 못 되어 주브다일을 찾았는데, 정작 왕이 몇 년 동안 그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의 연인을 빼앗아 결혼할 정도로 괴롭히고 싶고 증오한다면서, 너무 쉽게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몰락하게 된 계기가 아스티에의 아들을 자신의 후계로 삼고자 고집을 부려서 그런 것인데요, 왜 그래야했는지 확실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던 것 같지도 않고, 아들에게 애정이 있어보이지도 않습니다. 그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단지 주브다일이 마음에 둔 여인을 빼앗아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었던 가요? 그렇다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 한 일족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꺼리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어찌 보면 자기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 선왕처럼 자기도 자식이나 부인에 의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걸까요? 자기가 택했던 방법이 무슨 특이한 것도 아니고, 흔하디흔한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생각이 모자란 것인지 아니면 기억력이 나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주술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손에 쥐고 제대로 휘두르지 못한 것도 그렇고, 그 무기를 잃은 후의 대응도 미흡하기만 합니다. 어딘지 어설픈 악역이었습니다.


    아스티에.

    전 이 여자의 성격을 모르겠습니다. 막말로 알키온의 ‘너의 집안을 가만 두지 않겠다.’라는 협박에 못 이겨 결혼했다고 하지만, 애초에 그녀 역시 왕비가 되고픈 욕망은 있었습니다. 주브다일을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에게 왕이 되라고 부추긴 것은, 다른 이유가 더 컸습니다. 알키온이 왕이 되면 그를 거절한 자신이나 자기 집안이 온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입니다. 27편에서 그런 그녀의 생각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주브다일로 하여금 왕위에 오를 생각이 들게 해야 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그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주브다일이 왕위에 오르지 않으면 자신의 가문은 무너질 것이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알키온을 택하거나 알키온이 자신을 택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런 생각으로 그녀는 이후 주브다일에게 알키온을 누르고 왕이 되라고 권유합니다. 그래서 왕위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왕권에 도전을 합니다. 과연 아스티에는 온전히 그를 사랑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글을 읽으면서 알키온과 결혼한 그녀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거편에서 저런 배경을 알게 되자, 1부에서 주브다일이 성을 떠나려고 할 때 울면서 그를 붙잡던 모습이 참으로 이기적이라 느껴졌습니다. 왕비라는 자리도 탐이 나고 자기 옆에 마음에 드는 남자도 두고 싶고, 이런 마음일까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여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주브다일을 그리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알키온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꺼려하는 모든 행위에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명색이 여주인공인데, 이렇게 호응이 안 가는 여주인공은 처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티엘라. 어쩐지 많은 활약을 할 것 같은 분위기만 잡다가 어느새 흐지부지 사라졌습니다. 2부 초반에 성을 빠져나가 생부를 찾아온 후, 비중이 사라졌습니다. 하긴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길도 금방 끝나버렸지요. 힐라리스 님이 티엘라가 2부의 주인공이라 언급하셨지만,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5. 주요 인물들의 성격에 엉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일으키는 사건이나 갈등이 그리 심각해보이지도 않았고, 기껏 일어난 사건도 금방 금방 결이 됩니다. 사건 해결이 지지부진하게 끌기만 하는 것도 지루하지만, 너무 쉽게 해결되는 것 역시 감정이 무르익기 전에 끝이 나서 허무하기만 합니다. 독자와 밀당을 하는 글의 강약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글은 거의 다 ‘약약약약’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주술 때문에 주브다일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인을 빼앗긴 것은 그가 왕에 등극하기 전이었습니다. 어떤 괴롭힘이 있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오지 않고 그냥 벗어나고 싶었다고만 되어있어서,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매일 붙어있는 것도 아닌데, 가끔 보는 동안 멍때리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도 아니면 다른 왕자들처럼 영지를 다스린다고 하거 나요. 굳이 성에 붙어있으면서 보기 싫은 형을 억지로 만나는 게 더 이상했습니다. 형이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다른 귀족들을 움직여서라도 성을 떠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사건은 쉽게 풀리고, 그 짜임새는 엉성하기만 합니다. 인물의 감정은 어딘지 느슨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매력도 없습니다. 당연히 글은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이 없고, 당연히 재미도 없습니다. 지루합니다.

    문장의 표현력은 좋지만, 그에 비해 글의 진행이나 강약은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마지막까지 다 읽고 나니,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6. 어떤 독자층을 겨냥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나 사건, 인물들을 보면 동화가 떠오릅니다. 결국 착한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어가 보면 기본 설정, 그러니까 혼전 관계나 혼전 임신, 존속살해라든지 친족 암살 등등을 보면 아동용은 아닙니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쓰셨습니까?


    7. 사람들의 성격과 표현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후기에 누가 나쁜 놈이라고 써도, 글에서 느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후기는 후기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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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하나의 리벤지를 연재하게된 yesir세닉입니다 yesir세닉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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