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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하 님의 <Highness>
    로노에 추천 0/2013.11.28
    이번 작품은 말씀드렸던 대로 장마하 님의 <Highness>입니다. 생각보다 늦어진 점을 사과드리는 것부터 시작을... 2년 만에 완결 좀 내보겠다고 달리다보니 비평이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일단 이 소설은 비엘이며 현재 13편까지 연재돼 있습니다. 용량은 132.15 Kbytes이네요. 반권 좀 안 되는 분량이라 짧다고 하기에도, 길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군요. 어쨌든 비평 들어갑니다.

    비엘이란 보통 남자와 남자를 엮는 것에 중점을 두는 장르죠. 로맨스가 남녀를 엮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과 비슷하게요. 그리고 로맨스 라인이 주인가, 스토리 라인이 주인가에 따라 성격이 나뉩니다. 성격에 따라 비평의 방향도 어느 정도 달라지기 마련이고요.

    하지만 전 이걸 고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읽은 분량에서는 비엘로서의 특징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비엘러가 아니어서 못 느낀 건진 모르겠지만, 주인공과 섬씽이 있을 법한 남자들이 몇 등장하긴 했어도 본격적인 비엘 루트는 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이 어느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알 수 없으니만큼 저 부분을 논한다는 건 어폐가 있지요. 네, 지금 실드 치고 있습니다. 저 부분에 대해 논하지 않더라도 이해해 달라고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전에도 말한 바 있습니다만 조아라라는 사이트에서는 도입이 상당히 중요해요. 도입부가 맘에 안 들면 외면받기 쉬운 시스템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합니다. 풀을 먹는 늑대와 차원이동한 주인공, 그리고 늑대님 늑대님 하며 살갑게 굴던 주인공의 실제 성격까지. 충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며 그를 풀어내는 능력도 평균 이상입니다. 저는 프롤로그에서 '오! 괜찮네?'라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2편에서부터 조금 산만해진다 싶더니 3편에서는 '비평할 게 아니었으면 여기서 하차했겠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신청하신 분이 [지금 전체적으로 수정 중인데 어떻게 해야하나 감이 잘 안 잡히네요^^;;]라고 말씀하셨으므로 수정할 부분에 중점을 두어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1. 주인공의 마이페이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정적 보정이 있습니다. 1편을 보면 주인공은 자신에게 '마력'이라 이름 붙인 능력이 있다는 방백을 합니다. 묘하게 사람을 홀려 자신을 따르도록 하는 카리스마/페로몬 같은 게 있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낯선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의 페이스가 너무 강합니다. 예를 들자면,

    ["보시다시피 목숨 걸고 악의 구역을 탈출한......"]
    ["바람이 실어다 준 자유로운 영혼, 대륙의 구름, 광야의 새를 닮은……"]

    2편 초반의 주인공 대사입니다. 따옴표가 특문 형식이었습니다만 편의상 그냥 썼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떨어진 숲을 벗어나 무장한 한 무리와 맞닥뜨리게 되고, 실없는 말을 해서 그들의 경계를 풀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나요.

    전개상 주인공은 저 말로 사람들의 경계를 푼다는 목적을 달성합니다만, 실제로 저런 상황이었다면 칼 맞고 죽기 십상입니다. 현실성이 부족하죠. 저때까지 주인공은 이 세계가 친구가 쓴 소설 속 세계라는 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믿을 구석이 없는데 저런 태도는 지나친 모험이 아닐까, 싶어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2. 두서없는 대화.

    역시 2편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만 대화의 맥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숲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묻는 말에 주인공은 걸어서 들어갔다고 대답하고, 그 후에 다시 숲에 들어가보라는 말에 사실 눈을 뜨니 호수 옆이었다는 말을 하죠. 그리고 질문했던 남자는 말이 바뀌었음에도 진위 여부는 따지지 않고 황급히 숲에 호수가 있었느냐고 묻습니다. 두어 편쯤 더 읽으면 주인공과 대화하는 하이니스가 상당히 멍청한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만, 아직 뒤를 보지 않은 독자 입장에서는 대화가 이상하게 튄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금 예로 든 것뿐만이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그래요.

    이건 이 글의 전체적인 문제점 하나와 맞물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뒤에서 더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3. 소설 개입의 경위.

    주인공은 우연히 자신을 붙잡은 무리가 '검은 뱀 기사단'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친구가 쓴 소설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죠. 그 무리의 우두머리인 '하이니스 알펜'은 친구의 소설 속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자신이 설정해 넣은 인물입니다. 주인공은 낳은 정을 발휘해 찌질한 악역에 불과한 하이니스를 황제로 만들어주기로 하고요.

    그런데 음...이건 글쟁이의 지나친 깐깐함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남의 소설에 나오는 악역 하나를 주인공이 창조했다는 자체에 상당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쓰는 소설에 내가 만든 캐릭터를 넣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실제로 소설 쓰면서 이벤트 식으로 독자 넣어주는 작가들도 있죠. 그런데 음...지금 주인공이 아는 것처럼 과거까지 다 짜여 있는 인물을 소설에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후에 언급되는 바에 의하면 주인공이 들어온 소설이 출판까지 됐다고 했습니다. 타인이 뿌리부터 다 설정한 찌질한 악역이란 게 출판까지 될 만한 소설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저는 이게 자꾸 거슬리더라고요.

    이건 제가 좀 예민하기 때문에 단점으로 본 걸 수도 있습니다. 글 안 쓰시는 분들한텐 전혀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음.

    4. 작가와 주인공의 의식 동화.

    저도 이런 경향이 심한데요, 이 소설도 읽다 보면 작가와 주인공의 사고가 연동되는 부분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앞서 말했던 2번과 맞물리는 부분이죠. 사고나 대화가 작가의 머릿속에서 [진행형]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는 좀 답답해져요. 좀 더 풀어서 설명해 보자면...

    글이 특정 방향으로 나아갈 때,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필연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그리고 선택이란 무처럼 딱 자를 수 있는 게 아니죠. 보통 인물들은 하나의 선택을 하기 위해 여러 고뇌를 하며, 그 고뇌를 바탕으로 방향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고뇌가 너무 많아요.

    작가조차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인공과 함께 답을 찾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하면 될까요.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있습니다. 이를테면 1번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작가님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1번을 선택하는 이유를 자문합니다. 혹시 다른 빈틈은 없는지 글 속에서 주인공과 함께 생각을 하는 거예요. 이게 반복되다 보니 글이 전체적으로 늘어집니다. 결국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서사인데 서사의 맥이 끊기는 셈이에요.

    이해는 합니다. 위에 말했듯 저도 그런 경향이 있거든요(...)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니까요. 최대한 모든 방향을 고려하고 싶은 작가님의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좀 단호하게 생각을 밀고 나가는 뚝심이 글에 더 나은 미학이 될 겁니다. 선택의 당위성과 현실성 문제를 어느 정도 포기하시는 게 소설에는 낫다는 걸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네요.

    더해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건 글에 중간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 또한 제가 그런 타입이라 아는데(...) 저는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정해두는 편이 아니에요. 큰 그림들 사이를 메워가며 진행하는 편이죠. 이게 글 쓰는 스타일이니 스타일을 바꾸라 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좀 더 그림 사이를 디테일하게 정해두시는 편이 이 단점을 커버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을 덧붙여 봅니다.

    5. 조금 아쉬운 맞춤법.

    이건 거의 모든 소설에 나오는 문제인데... 맞춤법이 대체적으로 양호한데 그래도 중간중간 틀린 부분이 보여서요. 1번에 나오는 예문 두 개를 보면 아시겠지만 문장기호 통일도 조금 미흡하고, 띄어쓰기 오류도 좀 있고, 되/돼 오류도 있었고요... 크게 거슬리진 않았지만 신경을 좀 더 써서 나쁠 건 없겠죠.


    이 글의 가장 큰 문제점은 4번이라고 생각합니다. 4번 문제가 전체적으로 분포해 있으니까, 주인공의 의식이 진행과 관계없이 퍼지는 부분만 손봐도 훨씬 좋은 글이 될 거예요. 7편 이후로 궁에 가서 정령들을 만나는 부분이라든지 하는 건 꽤 흥미롭게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필력은 괜찮은 편이니 자신감을 갖고 글을 쓰셔도 되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부족한 비평을 마칩니다. 모두 평안하세요.

    (사족 : 다음 비평은 쪽지로 전달할 예정이므로 비평 신청을 새로 받기 전엔 비평란에 비평을 올리는 일이 없겠군요. 더해서 신청은 당분간 받을 예정이 없으니 다시 오는 건 빨라도 몇 달 후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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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하나의 리벤지를 연재하게된 yesir세닉입니다 yesir세닉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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