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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천대제 님의 <가족의 발견>
    사화운무 추천 0/2013.06.16
    요즘 비평 신청이 쏟아져서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거 저거 다 써야 되긴 하는데 너무 많아서 차마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까지 몰렸고……. 그러던 와중에, 이건 좀 명료하게 정의내릴 수 있겠다 싶어서 이걸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창천대제 님의 '가족의 발견'. 메인에도 떠서 대중성 쪽에서는 검증된 모양입니다만, 일단 읽어보았습니다.
    구성이 꽤 특이하더군요. 가족들은 죄다 생계형 다크게이머인데 주인공만이 유일하게 게임과 거리가 멀다. 그런데 이 가족이 게임에 미쳐 살다 보니까 점점 현실이랑 멀어져간다. 그래서 주인공이 무한PK로 가족을 척살해서 현실로 내보낼 작정이다……라는 건데, 솔직히 이런 종류는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으면서 또 생소한 것 같기도 하네요. 허허.그나저나 말이 너무 길었죠? 위에는 싹 무시하시고, 그럼 분석 들어갑니다.

    비평 순서는 세 가지로 나뉩니다. 소재, 맞춤법, 대화. 문체는 평가 안 해요.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문체는 작가의 아이덴티티. 여기에 제가 뭐라고 왈가왈부해봤자 왈왈밖에 안 됩니다. 허허허.

    소재 면에서는……글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아니올시다' 판정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장르의 한계가 너무 명확합니다.
    '게임 판타지'. 이게 왜 한계냐고 물어보신다면, 게임 판타지는 시스템으로 판타지의 한계를 걸어 놓은 제한된 구성 위주의 '불 보듯 뻔한'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선입견이라고요? 천만에요. 일단 게임판타지라고 하면 대부분 RPG 형식을 따르지요. 정식 명칭은 VRMMORPG. Virtual Reality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한글로 변환하면 '가상 현실 대규모 다중 사용자 동시접속 역할 분담 게임' 이라는 허벌나게 긴 게임 장르입니다. 뭐, 실상은 MMORPG에 VR이라는 특수한 요소를 집어넣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근데 중요한 건, 이건 이전부터 많이 우려먹어서 이제는 더 끓여봤자 맹물밖에 안 나온다 이겁니다. 지금도 게임 소설 보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초중딩 버프빨로 버티고 있는 '달빛조각사' 밖에 없지요. 그마저도 클리셰를 지독하게 잘 따르고 있지만……그런 거 있잖아요. 캡슐, 다크 게이머, 히든 직업, 근성, 노가다, 레어 아이템, 에픽 퀘스트, 등등등.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발견' 이 무조건 이 클리셰들을 따른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동기 면에서는 참신해요. 주인공이 다크게이머가 아닌, 다크게이머인 가족들을 현실로 되돌리기 위한 주인공의 눈물나는 노력을 다룬 이야기. 그 노력의 일환이 바로 게임 접속이다……라는 건데, 죄송하지만 저 같으면 그 캡슐들 다 싸그리 고물상에 팔아넘기고 해결볼 것 같아요. 허허허. 물론 농담입니다.
    어쨌든 말이 좀 새어나갔는데, 여기서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는 이겁니다. 동기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근본까지 달라지지는 않는다. 일례로 들자면, 일단 가족이 다크게이머고, 생계가 달린 만큼 근성과 노가다, 그리고 보스급이라서 아이템도 빠방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다크게이머를 이기기 위해 다크게이머를 뛰어넘는 등급, 아니면 '수' 를 준비해야 한다. 어떤 게임에서 말했죠. 악마를 이기기 위해서는 악마가 되어야 한다. 다른 게 뭡니까. 즉, 이건 껍데기에 장식만 조금 했지 결국 속살 파보면 뻔할 뻔으로 넘어갈 것이 뻔하다라는 뻔한 소리다, 라는 말씀입니다.
    최종적으로 제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소재 면에서 동기 빼고 나머지는 식상하기 그지없습니다. 실망스러우시겠지만, 4점 만점에 1.7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건 창천대제 님의 소설의 문제가 아닌,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의 한계입니다. 그 때문에 저는 작년에 꽤 유행했던 '소드 아트 온라인' 에 대한 점수도 꽤 짭니다. 그것 하나만 알아주세요.



    맞춤법은 문제 걸 것이 없습니다. 오타는 가끔 보여도, 딱히 대놓고 이건 정말 실수가 아니다, 라고 지적할 면은 없었습니다. 대충 본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여튼 맞춤법은 2점 만점에 2점입니다. 어떤 분은 이 항목 보고 대놓고 점수 주려고 한 거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화입니다. 조금은 특이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전 글을 읽으면서 문체나 문장 구성보다도 대화를 더욱 중요시합니다.
    여기서 잠깐 부연설명. 소설의 기본 구성 요소 세 가지를 들자면, 인물, 사건, 배경입니다(이건 중학교 과정입니다). 사실 제 생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사건과 배경은 모호해도 괜찮습니다. 작가의 역량으로 커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인물만은 명확해야 합니다. 입체적인지, 혹은 전형적인지, 악인인지 혹은 선인인지, 이런 게 명확해야만 소설이 제대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인물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것이 다름아닌 '대화' 입니다. 흔히들 말보다는 행동이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행동은 간접적인 의미는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독자들이 그걸 다 알아보진 못합니다. 말을 해야, 말이 나와야 그 인물의 스타일을 쉽게 알아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인물 간의 대화에는 특정 인물의 특징뿐만 아니라 사건의 복선, 시간과 공간 배경, 그리고 인물의 기분과 느낌, 그리고 의도 등이 담겨 있습니다. 대화가 일절 없는 퍼포먼스성이 강한 소설이라면 모를까, 결국 사람은 농아가 아닌 한 말을 하고 살잖습니까. 이렇듯 인물의 대화는 소설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 중요해도 너~무 중요합니다(모두 다 같이 별이 빛나는 밤!).
    헌데, 일단 실망스러운 것 한 가지. 대화의 기본 역할에는 충실하셨지만……문어체가 너무 많더군요. 흡사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어책을 읽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32편.

    "미쳐버린 악마의 정체가 어린 소년이었다니."

    조목조목 따져보자면, 이 문장을 입에 담는 순간부터 '뭔가 어색하다' 라는 느낌이 팍 오실 겁니다. 제가 다듬어보면, 아마도 이렇게 될 것 같군요.

    "저게 악마라고?"

    훨씬 명료하고, 전 인원이 경악하는 그 순간에 걸맞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즉, 바뀌기 전의 저 대사는, 제 입장에서는 꽤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대화는 서술이 아닌 만큼 문어(文語)가 아닌 구어(口語)의 형태를 갖춰야 됩니다. 하지만 저 대사는 서술에 걸맞지, 실제로 입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딱딱해요.
    그리고 되돌아가서, 24쪽.

    "고르디아 벨룬(죽음 또는 최후의 협곡). 거대한 암석 지대가 펼쳐져 있는 곳의 정 중앙인 죽음의 협곡, 또는 최후의 협곡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데프림은 나타날 것입니다."

    여기서 지적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군더더기 설명. 이미 고르디아 벨룬의 뜻을 괄호로 달아놓았지만, 설명이 또 나왔다. 둘 중에서 하나는 빼야 한다.
    2. 설명의 장황함. '거대한 암석 지대가 펼쳐져 있는 곳의 정 중앙인……' 은 독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하게 한다. 즉, 몰입을 방해한다. 쓰려면 암석 지대의 정 중앙, 이라고만 썼어야 했다. 아니면 서술로 설명하거나…….
    3. 책을 읽는 듯한 느낌. '데프림은 나타날 것입니다' 라는 문어체적 말투는 연극같은 곳 말고는 잘 쓰이지 않는다. 차라리 '데프림이 나타날 겁니다.' 라고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즉, 고쳐봅시다.

    "고르디아 벨룬. 죽음의 협곡, 또는 최후의 협곡이라는 뜻입니다. 이 암석 지대의 정 중앙에 있죠. 아마 거기에 데프림이 나타날 겁니다."

    사실 저도 이 문장은 매끄럽게 쓰기가 좀 뭐했습니다. 어쨌든 이 밖에도 지적할 거리는 좀 많지만, 일단 이쯤으로 하겠습니다. 해결책이 너무 명료하기 때문입니다. 입 안에 대사를 담아보면, 님께서 서술하신 대사가 어색한지 아닌지가 명백하게 판명날 수 있을 겁니다.
    최종적으로, 대사 면에서는 조금 허술했다는 평입니다. 점수는 4점 만점에 2.3점 드리겠습니다.



    번외로 아쉬운 것을 짚자면, 사실 이걸 넣었어야 했지만……효과음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효과음 처리가 아쉬웠습니다. 마치 대여점 양판소에서 자주 보일 법한 어색함을 자아낸다고나 할까요. 솔직히 말해서, 이게 평가 항목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안 그래도 짠 점수가 거의 소태 급으로 짜지지 않을까, 싶습니다……물론 이건 작가 재량이니 패스.
    그리고 주인공이 영 공기같은 것도……하지만 그것도 작가의 의도가 있는 것 같으니 그냥 패스. 이걸 개입하면 그야말로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가 되어버리니…….



    어쨌든 최종 점수는 1.7+2+2.3 = 6점입니다. 커트라인 간신히 맞췄네요……하지만 소재가 그리 특출나지 못했다는 게 저평가의 요인이니, 소재가 식상하더라도 님께서 앞으로 잘만 써 주시면 점수에 상관없이 양질의 소설을 쓰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실 제가 누군가 평가할 실력은 못 되지만(…).

    이상, 사화운무였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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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하나의 리벤지를 연재하게된 yesir세닉입니다 yesir세닉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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