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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급훼인 님의 <작은 패밀리어>
    사화운무 추천 0/2013.05.23
    서론은 건너뛰고 총평부터 말씀드리자면, 조금 복잡합니다. 읽다 보면 어느 새 '어라? 내가 언제 여기까지 읽었지?' 하고 어리둥절해 할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읽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넘겨버리는' 수준의 가독성 레벨을 자랑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먼저 주의말씀을 드리자면, 점수 꽤 짭니다. 멘탈 조심하세요.



    어쨌든 평가 기준은 다음 세 가지로 나눠집니다. 소재, 인물의 대화/대사, 맞춤법.

    제일 먼저 소재. 평범합니다. 신부의 실수에 의해 천국행 급행열차를 타 버린 주인공이 사정사정해서 이세계에 떨어진다……쩝이로군요. 딱히 태클 걸 것도 없고, 그냥 그럭저럭 평타치는 소재입니다. 물론 그 주변에 꽤 어렵거나, 혹은 생소한 요소나 단어를 넣어서 아이덴티티 혹은 차별성을 넣으려 한 것 같지만, 그 정도로 근본적인 흐름 자체가 바뀌지는 않아요. 설정 몇 개로 정체성을 표방할 수 있다면 세상에 표절 논란이 일어날 리가 있겠습니까.
    또한 평범하다는 말은 거꾸로 말하자면 그만큼 식상하단 말도 됩니다. 많이 접했다. 일단 TS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식상하다는 약점은 여기서 꽤 크게 부각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대세를 싫어하는 제 괴기한 취향 또한 크게 작용했겠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남들 다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하면서 특이해지기는 정말 정말 정말 저어어어엉말 어렵다.
    그러므로 소재 면에서는 4점 만점에 2.1점 드리겠습니다.



    다음은 인물의 대화/대사. 어색합니다. 일단 호칭 문제. 공녀가 제아무리 꼬맹이라고 해도 엄연히 아가씨로 불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작이 부르니까 넵 하고 온 마법사가 공녀의 면전에서 공녀 소리 했다간 바로 등뼈 아작납니다. 제아무리 아티잔 칭호를 받은 대애애애단한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더구나 아가씨라는 나긋나긋한 호칭이 있는데 왜 구태여 공녀라고 불려야 되는 겁니까. 더불어서, 마법사를 부를 수 있는 다른 호칭은 없습니까. 적어도 '공녀' 대신 '아가씨'를 붙이고, 카란을 '카란 테스즈 씨' 라고만 붙여도 '마법사님' 이라는 호칭보다는 덜 어색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건 확실히 짚고 넘어갑시다.
    그리고 대사가 무슨 책읽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흡사 발성 프로그램에 단어를 넣고 돌리면 딱 이 느낌이 날 것 같은 기분. 예시를 들어보죠.

    "전 몸을 움직이기 힘든 것 빼고는 괜찮으니 저보다는 유리스에게 빨리...폭발음은 그쪽에서 났어요 아버지.."

    이 대사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유니스 공녀의 오빠인 유니드가 마비약에 취한 채로 아버지에게 진술하는 말인데, 마비약이 용케도 혀까지는 닿지 않은 모양이군요. 그 모습으로 잘도 이런 긴 대사를……아니면 정신력 만렙을 찍었거나.
    그러니까,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그겁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대사가 너무 길어요. 게다가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 형식. 보통 사람이 타인과 대화를 할 대 이런 식으로 일일이 다 길게 말하나요? 그것도 긴박하기 그지없는 시점에? 적어도 '유니드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다만 간신히 유리스라는 이름을 입에 올렸다.' 라는 서술만 붙여두고 대사를 좀 줄였으면 상황의 긴박함이 독자들에게 더욱 잘 각인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사는 지루하거나, 아니면 이해할 수 없거나의 둘 중 하나입니다. 달빛조각사를 보셨다면 알겠지만, 화살과 창칼과 마법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지휘관이 '성벽 전면에 엘프 궁수들을 배치한 뒤 그 앞에 끓는 기름이 담긴 통을 놓고 나서 여차해서 적들이 사다리 타고 오르면 부어놓고 불 땅겨라' 라는 긴 말을 할 여유는 없어요. 기껏해야 상황이 자신한테 정말 유리하게 돌아가거나, 아니면 '게임 던진 상황' 에서나 이런 미치광이 짓을 할 수 있죠. 전쟁은 속도가 생명인데 지휘관이 이렇게 시조를 읊어서야 쓰겠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대사는 상황에 맞게 나와야 됩니다. 마비약 걸린 양반이 혀는 멀쩡한 건 자연히 아이러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몸 상태가 좋게 느껴지지 않나?"

    다음으로 이 대사를 분석해보자면, 상황은 이렇습니다. 리아의 부족한 마력을 다른 플랜트 코어를 붙여줌으로서 충분히 보충해 주고 난 다음에 카란이 리아에게 한 질문.
    어색합니다. 순간 왈도체를 본 기분이었지만, 정확하게 따지자면 이 대사는 왈도체와 한국어의 중간쯤 되는 것 같군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대사는 기껏해야 영미권에서 'Are you feeling better now?' 라고 쓰일 법할 대사죠. 하다못해 '몸 상태가 어떤가?' 라던가, 아니면 '좀 나아진 것 같지 않나?' 라고 썼으면 덜 어색했을 것 같습니다. 즉, 이 문장에는 직역체의 향기가 짙게 느껴진다는 말씀.

    정리하자면, 상황과 대사의 부조화와 대사의 문어 형식, 그리고 번역투. 이건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대사를 하나하나씩 입에 담아보세요. 아니면 입 안으로 웅얼거려도 괜찮고요. 그렇게 말해서 이거 좀 어색하다 싶으면, 수정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긴박하면 최대한 짧게, 설명이 필요하면 자세하게, 일상에서의 평범한 대화면 적당히 끊거나 적당히 늘이거나.
    대사 부문에서도 점수가 좀 짜겠군요. 4점 만점에 2.3점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맞춤법. 도데체 도데체 하시는데 도데체가 아니라 '도대체' 고요, 할수 있다 할수 있다 하시는데 할수 있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 입니다. 이렇듯 간단한 곳에서 오탈자 혹은 띄어쓰기가 간간이 틀려 있어요. 그리고 말줄임표. 온점 세 개 이상 찍는다고 줄임표 안 됩니다. ㄱ 누르고 한자 써서 말줄임표(…) 찾으세요. 어서. 그리고 이 밖에도 틀린 거 많지만, 차라리 한글에 돌리는 편이 빠르니 시간 되면 맞춤법 검사기 꼭 돌리세요. 두 번 돌리세요.
    그러므로 맞춤법 부문에서는 2점 만점에 1.6점 드리겠습니다. 사실 '도대체' 나 '할 수 있다' 같은 초보적인 실수만 안 해도 어느 정도는 모른 척 넘어가드릴 수는 있지만…….



    그리고 평가 외적 요소를 짚어보자면, 서술에서 문장이 길어지기 시작하면 정말 끊기지도 않고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집니다. 즉, 읽다가 정신이 없어서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는 말씀. 더 쉽게 말하자면,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인물 대사가 한 신에 6~7개씩 이어지는데, 그리 호흡이 빠른 대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그 흐름을 적절히 조절해 줄 수 있는 간단한 서술이 없어요. 이를테면 대화를 하면서 인물이 보이는 행동이라거나, 혹은 표정 변화라거나, 감정 변화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런 것들을 끼워넣어가면서 글을 쓰면 좀 읽기가 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이 요소를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냐면, 이 이상 개입하면 문체에 대한 변경 지시, 혹은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전 문체를 개성으로 봅니다. 제게 개성이란 꽤나 신성불가침한 영역이라서, 결코 제가 개입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위의 평가외 조언은 '이러면 더 읽기 쉽지 않을까' 라는 아주 작은 제안에 블과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 대한 제 점수는, 2.1+2.3+1.6=6점입니다. 10점 만점에 6점. 실망하셨나요? 원래 이렇습니다. 전 원래 점수에 박해요. 제가 몇 가지 빼먹은 것도 있을 수 있고, 몇 가지는 틀린 것도 있겠지만, 적어도 님의 작품은 잘 읽었습니다. 힘내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님의 태도에 따라서 그 속도가 3~4배로 폭등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고치지 않는다면, 이 작품의 수준은 음(-)의 값을 가지고 폭풍 후진해버릴 수도 있어요.
    결국 님의 태도에 달린 겁니다. 제가 무조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모로 심려한 끝에 내린 지적입니다. 적어도 님의 작품을 망치려는 의도에서 쓴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님의 작품의 흐름을 의도치 않게 어지럽힐 수는 있겠지만, 이 글이 결코 생각없이 쓰는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이 비평에 대한 비판은 그 다음에 달게 받겠습니다.

    이상, 사화운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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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하나의 리벤지를 연재하게된 yesir세닉입니다 yesir세닉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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