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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군킴 님의 '윌트 : 어느 마법사의 운명'을 읽고
    페이크마니아 추천 0/2013.05.17
    페이크마니아의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서평입니다. 앞선 글에서도 말했지만, 전 그 분을 믿는 신자는 아닙니다.

    이번에 읽은 글은 장군킴 님의 '윌트 : 어느 마법사의 운명'입니다. 26편까지 연재되었고, 총 용량은 215kb입니다.

    칼마르크에는 빌록이라는 종족이 삽니다. 마법을 다룰 수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전사를 더 우대합니다. 때문에 그 나라의 아이들은 9살이 되면 몸속의 마나를 측정하여 등급을 나눕니다. 이를 위해 8살 때부터 콘테베링을 암송하여 마나를 활성화 시킵니다. 그래서 1급은 국가에서 특별 전담을 해서 키우고, 최하 급 역시 국가가 맡는다고 하지만 소문으로는 죽여 버리거나 생체 실험을 한다고 합니다.

    뛰어난 전사의 아들이지만, 불행히도 윌트는 최하 등급의 소년입니다. 마법을 조금 다루지만 전사의 자질은 전혀 없습니다. 능력 검사를 하면 최하급이 되어 생체실험의 대상이 될 게 뻔합니다. 그래서 아크티나는 사랑하는 동생을 구하고자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써보지만 실패합니다. 그러다 결국 밀수를 하는 라마프와 담판을 짓습니다. 그의 아들과 결혼하는 대신, 마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인간들의 세상으로 동생을 도피시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라마프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괜히 귀찮게 아이를 도피시키느라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죽여 버리자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크티나는 그에게 동생 윌터를 맡기는데…….

    문장이나 분위기가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본 설정을 확실하게 잡아놓으셔서, 충돌 부분을 찾아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묘사와 설명 부분도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냥 대충 생각나서 지르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재미가 없습니다.

    이게 제일 큰 문제였습니다. 며칠 동안 왜 이 글이 재미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생각한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글 소개에 보면 '개연성 챙긴 현실적인 성장물'라고 적혀있습니다. 확실히 그랬습니다.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었고, 그에 따라 상황이 움직였습니다. 그건 좋습니다. 개연성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사건을 일으키고 뒷수습을 제대로 못하는 다른 글들과는 차별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연성에 너무 집착하신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어떻게 보면 구구절절 풀어놓지 않아도 되는 사연들까지 다 적으신 것 같습니다. 25편까지 연재가 되었는데, 반 정도 되는 분량이 과거 회상입니다.

    윌트의 아버지인 엔버세스의 과거 이야기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집 아이들이 어째서 마법에 능한가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그렇게 자세히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았습니다. 간단히 힌트만 주고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다른 글들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다 보여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개연성이라는 게 다 모든 것을 낱낱이 밝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설정을 개연성 있게 짜야합니다. 그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인물의 성격이 갑작스럽게 변하지 않나, 말이 수시로 바뀌는 게 아닌가, 사건의 앞뒤는 잘 맞아떨어지고 심한 무리수는 없는지 등등을 확인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위에서 말했지만 그런 부분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지나치셨습니다. 밀수상 라마프의 밑에 있는 라르손의 과거 같은 경우, 그런 식으로 시시콜콜 쓰시는 것보다는 중간에 약간의 회상 식으로 쓰시는 게 더 나을 뻔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크티나를 보면서 살짝 과거를 생각한다던가하는 방법으로요. 처음부터 다 까발리는 건 재미가 없습니다. 찔끔찔끔 힌트를 주시는 건 어땠을까요? 그러면 독자들은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작가가 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건 설명문 같은 글에나 해당할 겁니다. 반대로 소설은 독자들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숨겨진 복선은 무엇인지, 비밀은 뭔지 상상하고 추측하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작가의 설정을 간섭하는 것이 아닌, 추측하고 공감하는 묘미가 있어야 읽을 맛이 납니다. 그런데 이 글은 아직 그런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다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재미가 없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글의 연재 속도입니다. 현재 이 글은 일주일에 한 번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용량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평균을 내보면 10kb도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용량으로 얼마나 글의 진도가 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 대사로만 이루어진 글이나 날림으로 휙휙 장면 전환이 이루어지는 글이라면 아주 빠르게 많은 사건이 일어날 겁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런 날림글이 아닙니다. 심리 묘사도 능숙하고 상황 설정이나 배경 설명 하나하나 공들인 게 티가 나는 글입니다.

    모든 인물의 사연을 다 드러내고 묘사와 설명이 들어가면, 당연히 글 속의 사건 전개는 그렇게 빠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은 아크티나가 동생을 도망시키기 위해 라마프와 협상을 하고, 윌트를 넘기는 것까지가 다입니다.

    일주일에 겨우 한 편 올라오는데, 용량은 10kb 정도입니다. 거기에 사건 진행도 느립니다. 굳이 자세히 밝히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의 과거사까지 줄줄 늘어놓습니다. 3월 말부터 5월 중순인 지금까지, 엔버세스의 과거만 주구장창 보고 있습니다. 언제쯤 주인공이 다시 나타날까 궁금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 글에 흥미를 갖고 볼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막말로 다음 편에 어떻게 될 지 궁금하게 만드는 아슬아슬한 절단 신공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몰아봐야지’라고 마음을 먹게 하는 흡입력도 별로 없습니다.

    비교는 좋지 않아서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해야겠습니다. 판타지 란에 일주일에 한두 편 올라오는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은 20kb 정도 되는 분량이 한꺼번에 올라오거나 10kb정도씩 나누어 올라옵니다. 이러면 일주일에 한두 번 올라와도 독자들은 만족합니다. 어느 정도 글의 진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글은 진행이 느려도 너무 느립니다. 글 자체도 느리고, 연재 주기도 느립니다.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챙겨보는 것은 다음 화에 대한 궁금함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면 아주 적절한 순간에, 갈등을 최고조로 올려놓고 ‘다음에 계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끝이 납니다. 이러면 미칩니다. 궁금해서 다음 편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그 사건이 해결이 되는지 아니면 더 심화가 돼서 갈등이 고조가 될지 알고 싶어 죽을 지경입니다.

    이렇듯이 다음 편에 대한 궁금함은 사건이 일어날 때에만 발생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글은 사건이 일어나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냥 질질 끈다는 느낌만 줄 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연재하시는 것, 괜찮습니다.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다면, 독자들이 일주일을 궁금해 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시는 것은 어떨까요?

    너무 성급하게 빠른 것도 좋지 않습니다. 독자가 따라가기 힘드니까요. 게다가 작가가 자기는 다 안다고 설명을 빼먹고 진행에만 전력하면, 독자는 내용 파악도 힘들고 이해도 안 되고 내가 독해력이 나쁜 것일까 고민을 합니다.

    반면에 작가가 혹시라도 독자가 이해를 못할까봐 시시콜콜 다 얘기하는 경우도 문제가 있습니다. 글이 지루해집니다.

    이 글은 어떤 유형일까요? 제가 보기엔 두 번째입니다.

    게다가 아직 주인공의 매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윌트는 누나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응석받이 어린 아이입니다. 얼핏 보기엔 누나가 더 주인공 같습니다. 모든 사건을 이끄는 인물이 그녀였으니까요. 소년은 아직 글을 이끄는 힘이 부족합니다. 물론 연재가 더 진행이 되면, 그의 개성이나 매력이 보이겠지요.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긴 소설이라도 사건의 강약이 조절되어 흡입력이 있고 인물이 매력적이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밥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읽습니다. 그렇지만 이 글은 아직 그런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글이 초반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은 초반에 독자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인터넷 연재는 5화 안에 시선을 끌어야 한다고 합니다. 초반이 지루하고 재미없는데, 중반 후반을 거쳐 끝까지 읽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이 글의 완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 전에 누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질 지 궁금합니다. 독자들이 기다리다가 포기할 지, 아니면 장군킴님이 쓰다가 손을 놓으실지. 이 속도로 가다간 마지막 편을 보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글이 몇 년을 기다리면서 볼 매력이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이런 안정적인 문장과 자리가 잡힌 설정을 가진 글이 이토록 재미가 없다니, 안타까워서 한숨도 나왔습니다. 분위기를 전환시킬 유머감각이 있는 조연 하나라도 넣으셨으면, 인물들의 회상 장면을 줄이거나 잘게 나눠서 분산시키셨으면, 진행 속도를 조금만 더 빨리 하셨으면, 다음 편을 기대할 절단 신공이라도 쓰셨으면 등등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물론 위에 적은 것들은 다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장군킴님께서 쓸 만한 것과 아닌 것을 추려서 보시길 바랍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희망하면서, 비평글을 마칩니다.



    사족입니다. 프롤로그에서 여인의 정체가 나오는데요, 그걸 밝히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과연 누군가? 연인인가 가족인가? 이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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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하나의 리벤지를 연재하게된 yesir세닉입니다 yesir세닉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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