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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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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왔어요 | ![]() |
몇년전, 한국에 놀러왔던 독일 친구가 백화점을 지나다가 묻더라고요. 한국 아동복 광고에 왜 외국 아기들을 쓰냐고. 배워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지나치곤 했는데, 그 친구 눈에는 참 이상하게 보였대요. 미취학 여자아이들에게 화장을 시켜서 광고하는 것도 말이 많았죠.
알면서도 익숙해서 잊고 지나가던 것들을 작가님은 [사랑스러운 악녀에게 남은 건 죽음 뿐]에서 문제 제기를 하십니다. 작품을 읽다보면 양심이 따끔해요. 완벽한 주인공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이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그래도 노력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라 더 그래요. 정말 보통의 사람이 '넌 왜 모르는 척 해?'라며 바라보는 것 같아서요. 회귀한 여주가 먼치킨 남주에게 구원받아 행복해지는 게 공식이라면, [사랑스러운 악녀에게 남은 건 구원 뿐]은 여자들이 협력해가며 성장하는 소설입니다. 질투, 배신 등의 감정들도 가감없이 나오지만 맥락없는 여적여 구조가 아닌, 자신의 부족함에서 나오는 열등감의 표현이에요. 그렇기에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입니다. 캐릭터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지닌 점도 좋았어요. 에리카, 소피아, 조안나, 멜리사가 주이지만 사브리나, 레베카, 시녀들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읽다보면 잘 짜여진 뮤지컬 한편을 보는 느낌도 들어요. 작가님이 링크해주신 음악들도 찰떡이고, 역사적으로 있었던 일들을 모티브로 하다보니 더 극적으로 느껴져요. 다 읽고나니 아는 언니랑 재밌게 수다 떤 기분입니다. 로맨스, 판타지, 서스펜스, 페미니즘, 사회문제, 역사, 미술, 복식 여러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님은 타고난 이야기꾼이세요. 이제 첫 작품이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더 깊어지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찾아와주세요. 추워진 날씨 완결까지 고생하셨어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